최근 몇 년간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는 ‘하이엔드 레플리카(High-end replica)’라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정품 럭셔리 브랜드와 거의 흡사한 외형과 품질을 갖춘 모조품으로, 일반적인 짝퉁 제품과 달리 소재와 마감까지 정교하게 제작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러한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온라인 쇼핑 플랫폼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레플리카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합리적인 소비’를 내세우는 소비자들은 정품의 지나치게 높은 가격 대신 레플리카를 대안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또한 일부 소비자들은 정품과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완성도를 가진 제품을 ‘패션 실험’의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급 레플리카 시장에는 명백한 문제점이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저작권과 상표권 침해가 대표적인 논란이다. 정품 브랜드는 오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진행하는데, 레플리카 업체들이 이를 모방함으로써 정당한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정품 소비 가치’를 훼손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급 브랜드가 지닌 희소성과 상징성이 무너질 경우, 전체 럭셔리 산업의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레플리카 소비 현상을 단순히 비난하기보다, 사회·경제적 요인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과도하게 상승한 명품 가격, 계층 간 소비 격차, 브랜드의 과도한 희소성 전략 등이 레플리카 레플리카 시장의 성장 배경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브랜드와 사회가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정품의 가치와 창작자의 권리를 지키는 동시에, 합리적인 소비 문화를 만들어 가는 균형 잡힌 접근이 요구된다.